초과근무는 금지약물. 자의든 타의든

문득 초과근무는 금지약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심한 표현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금지약물 중 대부분은 언제 복용하든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어떤 약물은 경기 시즌 중에만 금지됩니다. 가령 이용찬 선수가 코스티코이드라는 약물로 문제가 되었는데, 이 약은 시즌이 아닐 때는 부상 회복 용으로 복용해도 됩니다.

이 약이 금지약물로 지정된 이유로 어느 분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 이런식으로 약에 의존한 회복을 하면 정상적인 회복 사이클을 겪지 않기 때문에, '진짜 부상을 숨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대포 주사'맞고 진통제 맞고 나가다가 어깨 나가는, 그런 경우가 생기는거죠." (출처: http://goo.gl/nSYwIE)

초과근무를 금지약물에 비유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예상도 못한 일이 발생해서 어느 날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나오는 경우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그 자리에 가더라도 만성적으로 초과근무를 해야 일들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구단에서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정상적인 회복을 방해하고 진짜 부상이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직원 개인의 몸과 마음, 가족 관계를 망치는 일들을 보아 왔습니다.

2. 동료보다 잘 하려고 자발적으로 하는 초과근무는 그야말로 금지약물입니다. 그런 경쟁은 아름다운 헌신이 아니라 조직 문화를 망치는 일입니다. 근평이나 승진 때문이 아니라 순수하게 일을 더 잘하려고 하는 야근을 좋게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지 않아도 될 야근을 자발적으로 그리고 만성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저는 비판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트위터에서 발견한 글 하나를 옮깁니다.:

프랑스로 이민 간 한국인이 매일같이 혼자 야근을 했다고 한다. 그를 본 팀장은 지금 이게 무슨 짓이냐며 다그쳤다. 한국인은 반문했다. "내가 열심히 하고 싶어서 하는거다. 덕분에 당신 성과도 좋아질 거 아니냐." 팀장은 그를 꾸짖었다. "너는 지금 우리가 오랜 세월 힘들게 만들어 놓은 소중한 문화를 망치고 있다. 너를 의식한 누군가가 저녁이 맛있는 삶과 사랑을 주고받는 주말을 포기하게 하지 마라." (이 트윗 출처가 포함된 글: http://goo.gl/eCeE9A)

(제가 일하는 곳의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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