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납하세요. 부재중 전화, 표파는 곳

1. 누가 수납하는가?

대형병원에 환자나 환자 보호자로 가면, 병원 직원이나 간호사가 "저기 가셔서 수납하세요"라는 말을 들을 때가 많습니다. 병원비를 내라는 뜻입니다. 그 방향으로 보면, "수납창구"가 보입니다.

(병원에 있는 "수납" 표지판)
그런데 "수납"(收納)은 "금품을 받거나 거두어들임"이라는 뜻입니다. 병원 직원들이 "수납"을 합니다. 직원들끼리는 "수납 일이 고되다"는 말을 해도 됩니다. 그러나 환자나 환자 보호자에게 "수납하세요"라고 하면, "돈받으세요"라고 말하는 게 됩니다. "병원비 내고 오세요"라고 하면 쉽고, 꼭 한자어를 쓰려면 "납부(納付)하세요"라고 하면 됩니다.


2. 자리에 있었지만, 부재중?

집이나 사무실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온 전화를 못 받은 때가 있습니다. 이것을 "부재중에 온 전화", 줄여서 "부재중 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조금 어색합니다. 휴대전화는 늘 가까이에 두는 편이지만, 간혹 두고 어디를 갔다가 와서 "부재중 전화"를 보기도 합니다.

(휴대전화에 있는 "부재중 전화" 표현)
주변이 시끄러워서 휴대전화가 울려도 몰랐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거나, 회의 중이라면 휴대전화가 진동하거나 깜빡거려도 안 받을 때가 있습니다. "부재중 전화"이라는 표현보다 "안받은 전화"나 "못받은 전화"가 더 쉬운 표현이고, 대부분의 상황에 잘 맞습니다.


3. 누구가 읽을 표지판인가?

지하철역과 열차역 매표소가 오래 전에는 "표파는 곳"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대부분 사람들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바뀌었습니다.

(역에 있는 "표사는 곳" 표지판)

윗줄 파란색 표지판들에서 볼 수 있듯, 지금은 "표사는 곳"입니다. "표파는 곳"이 틀린 표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표를 사려는 승객을 위해 설치한 표지판이기 때문에 "표사는 곳"이 더 바람직합니다. 다만, 한자로는 표를 파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賣票所"로 표시됩니다.

아랫줄 초록색 표지판은 일본의 어느 전철역 표지판입니다. 한국어로는 "표사는 곳"으로 되어 있지만, 그 위의 일본어 "きっぷうりば"는 "切符売り場" 즉 표를 파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중국어 "售票处"는 우리나라에서는 "수표처"로 읽는데, 이것도 표를 파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표현이 더 낫습니다.

※ 지하철에서 "안전선 밖으로 한걸음 물러나 주십시오"라는 표현에 관해 의견이 많습니다. (참고: http://goo.gl/RGX0tshttp://goo.gl/lNSJYzhttp://goo.gl/JhHN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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